IVI, 잠비아에서 경구용 콜레라 백신(OCV) 통제온도체인(CTC) 도입 실행연구 실시
- 세계백신면역엽합(GAVI)에서 처음으로 접종 사업비 수탁 시행
콜드체인 없이 더 멀리, 잠비아 오지 마을로 가는 혁신적 여정
– 실제 현장에서 경구용 콜레라 백신(OCV)의 통제온도체인(Controlled Temperature Chain, CTC) 도입의 실현 가능성, 효율성 및 성공 요인 평가 –
오지마을까지 CTC 방식으로 백신을 운반하고 있는 백신접종 요원
잠비아의 외딴 국경 마을에서 콜레라 백신을 보관 장소에서 가정까지 안전하게 전달하는 과정은 먼 거리와 무더위, 그리고 열악한 인프라라는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 고된 여정입니다.
일반적으로 백신은 유통 과정 내내 2~8°C 사이의 온도를 엄격하게 유지해야 하는 ‘콜드체인(Cold Chain)’ 시스템을 통해 공급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냉장 운송 차량과 아이스팩을 가득 채운 무거운 백신 보관함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연구에서 사용된 유비콜-플러스(Euvichol-Plus®)는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로부터 사전적격성평가(prequalification, PQ) 인증을 받은 경구용 콜레라 백신(Oral Cholera Vaccine, OCV)으로 ‘통제온도체인(Controlled Temperature Chain, CTC)’ 조건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백신 접종 전 최대 10일 동안 최고 40°C 이하의 고온에 노출되어도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가 유지됨을 의미합니다.
국제백신연구소(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 IVI)의 ‘잠비아 경구용 콜레라 백신(OCV) 통제온도체인(CTC) 도입 실행연구’ 프로젝트는 CTC 방식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실현 가능한지, 현지 보건 인력들에게 잘 받아들여지는지(수용성), 백신 접종률과 형평성, 백신접종 프로그램 운영 효율성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평가하고자 하였습니다.
냉장 보관의 제약을 없앤 CTC 방식은 백신 공급의 최종 단계인 ‘라스트 마일(Last-mile)’ 전달과 현장 접종 활동을 강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이는 백신 접종 캠페인의 효율성과 접근성, 그리고 형평성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보건 안보를 강화하여 의료 서비스가 가장 닿기 어려운 소외 지역까지 백신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IVI와 잠비아의 최초의 협력 사례
박세은 박사(IVI 책임연구원,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겸임교수)이 이끄는 본 프로젝트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the Vaccine Alliance)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으며, 잠비아 보건부(Zambia Ministry of Health, Zambia MOH)의 현지 공동 책임연구원인 기시몬 피리(Guissimon Phiri) 박사 및 잠비아 국립공중보건원(Zambia National Public Health Institute, ZNPHI)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수행됩니다.
IVI의 임상·평가·규제·심사(Clinical, Assessment, Regulatory, Evaluation, CARE) 부서 사무차장인 제시카 카우든(Jessica Cowden) 박사는 이번 사업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강조했습니다.
“이번 사업은 IVI가 Gavi로부터 직접 연구비를 지원받은 첫 사례이자, 잠비아 정부와 진행하는 첫 단독 연구 협력입니다. 또한 백신의 접근성, 형평성, 그리고 CTC 전달 전략이라는 주제를 통합하여 다루는 IVI의 첫 번째 실행연구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매우 뜻깊습니다.”
IVI 현장 연구진이 현지 백신접종팀, 수퍼바이저, 잠비아 정부 공동 책임연구원과 함께 OCV 접종 캠페인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두 가지 전달 방식, 하나의 목표
이번 연구는 두 가지 다른 방식을 통해 경구용 콜레라 백신(OCV)을 2회 접종하는 대규모 예방 접종 캠페인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바로 ‘통제온도체인(Controlled Temperature Chain, CTC) 전달 방식’과 기존의 ‘표준 콜드체인 전달 방식(Standard Cold Chain, SCC)’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백신접종 팀은 각각 CTC군과 SCC군으로 나뉘어 활동했습니다. 이들은 콩고민주공화국 접경 지역이자 잠비아 내에서도 가장 오지로 꼽히는 루아풀라(Luapula)주 치엥게(Chienge) 지역 주민 대상으로 접종을 진행했습니다. 1세 이상 주민 약 10만 명(각 군당 5만 명씩 배정)에게 유비콜-플러스(Euvichol-Plus®) 백신을 2주 간격으로 2회차까지 접종했으며, 두 차례에 걸친 예방 접종 캠페인은 2025년 11월과 12월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백신접종자가 치엥게 오지마을 주민에게 OCV 유비콜-플러스(Euvichol-Plus®)백신을 접종하는 모습
치엥게 지역 농촌마을에서 접종 후 예방접종카드를 든 학생들
잠비아에서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마을에 도달하다
두차례의 예방 접종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접종 팀과 연구 조사원들은 현장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여기에는 실제 접종률뿐만 아니라 온도 변화 및 백신 바이알 상태 모니터링, 그리고 각 방식(CTC vs SCC)에 따른 백신 준비, 접종, 취급 및 보관 과정 전반에 대한 핵심 지표들이 포함되었습니다.
연구 대상 지역에서 접종 팀은 각 가정을 직접 방문하는 ‘가가호호(door-to-door)’ 방식과 지정된 장소에서 접종하는 ‘고정 접종소(fixed posts)’ 방식을 병행했습니다. 이는 방문 접종 시 집에 없었던 주민들도 빠짐없이 접종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특히 CTC군은 아이스팩이 없는 백신 보관함이나 다른 용기 또는 상자에 백신을 담아 이동했습니다. 백신을 접종하기 전마다 최고 온도 임계값 지표(Peak Temperature Threshold Indicators, PTTIs), 백신 바이알 모니터(Vaccine Vial Monitors, VVMs), 그리고 유비콜-플러스 백신 CTC 유효기간(최대 10일)을 철저히 확인하여, 백신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했습니다.
아이스팩 없이 표준백신보관함(standard vaccine carrier)에 담긴 백신
각 백신 포장 외부에 형광 스티커 위에 표시된 PTTI와 CTC 유효기간 및 백신에 붙어 있는 보라색 스티커: 백신 바이알 모니터(Vaccine Vial Monitors, VVMs)
생생한 현장의 데이터를 기록하다
백신 접종 캠페인 직후, 연구팀은 CTC군에서 활약한 30명의 현장 보건의료담당자 및 수퍼바이저를 대상으로 CTC 관련 지식·태도·실천(Knowledge, Attitude and Practice, KAP)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콜레라 백신 캠페인에서 처음으로 CTC 방식을 도입하며 느낀 실질적인 경험을 생생하게 기록했습니다. 또한, 접종 대상 지역 내 무작위로 선정된 가구를 대상으로 접종률 조사(Coverage survey)를 진행하여, 정확한 접종 추산 수치뿐만 아니라 콜레라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과 의료 이용 행태에 관한 데이터도 함께 수집했습니다.
성공적인 예방 접종 캠페인과 현장 데이터 수집을 마친 연구팀은 현재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데이터 분석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푸타(Puta)보건소에서 1차 접종 첫날, 연구 수퍼바이저가 한국의 유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는 OCV (유비콜-플러스) 백신 박스에 최고 온도 임계값 지표 (PTTI) 스티커를 붙이고 CTC 유효기간을 기록하는 모습
미래의 백신 전달 전략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다
콜레라는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급성 수양성 설사로 인한 심각한 탈수 현상 때문에 단 몇 시간 만에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치명적인 질병입니다. IVI 콜레라 프로그램의 시니어 디렉터인 줄리아 린치(Julia Lynch)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IVI는 콜레라 풍토병 및 유행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유바이오로직스(EuBiologics)와 같은 백신 제조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글로벌 비축 물량을 늘리는 데 힘써왔습니다.
콜레라 백신에 대한 접근성은 생명을 구하고 질병의 확산을 막는 핵심입니다.
이번 통제온도체인(CTC) 실행연구는 콜드체인이 취약한 지역에서 혁신적인 접종 전략이 가진 가치를 이해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박세은 박사(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한 의견을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의 지원, 그리고 WHO 전문가 자문그룹(Strategic Advisory Group of Experts on Immunization, SAGE)이 유비콜-플러스(Euvichol-Plus®)의 CTC 조건(최고 40°C 이하의 상온에서 최대 10일간 노출)의 공중보건적 이점을 인정해 준 덕분에 이번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박세은 박사는 이어 “콜레라 퇴치를 위한 글로벌 태스크포스(Global Task Force on Cholera Control, GTFCC)의 OCV 워킹그룹 또한 CTC를 주요 연구 과제 중 하나로 꼽은 바 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잠비아 파트너들과 논의될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보건 연구계에 공유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현장 보건 인력들의 목소리와 CTC 도입 경험을 나눌 것입니다. 나아가 이번 연구를 통해 얻은 교훈이 향후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서 백신 접근성과 접종 프로그램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기반이 되기를 기대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프로젝트 책임자인 박세은 박사와 IVI 연구진이 현지 연구팀 및 수퍼바이저 등과 1차 OCV 백신 캠페인 시행 전 이틀간의 교육을 마친 후, 현장에 나가기 전에 치엥게 구 보건국(Chienge District Health Office) 앞에서 촬영한 모습
본 프로젝트는 잠비아 보건부, 잠비아 국립공중보건원(ZNPHI), 잠비아 통계청(ZamStats)과의 협력을 통해 진행되었으며, WHO 본부, 콜레라 퇴치를 위한 글로벌 태스크포스(GTFCC), WHO 아프리카 지역 사무소 및 잠비아 국가 사무소와도 함께 논의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