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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8. 12, 코리아 헤럴드
[아래는 원문 기사의 번역본입니다]
국제백신연구소 (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 IVI)의 제롬 김 (Jerome H. Kim) 사무총장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우리의 탈출은 점진적인 과정이 될 것이며, 이 사나운 맹수는 점차 우리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덜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규모 예방접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면 코로나19라는 무서운 호랑이를 길고양이로 만들 수 있다. 병원에 입원하거나 인공호흡기를 달아야 하는 중환자의 수가 대폭 줄어들고,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은 매우 드문 경우가 될 것이다. 백신 접종이 잘 이루어진 국가들에서의 실제 상황은 지금보다 나은 미래라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고 그는 전했다.
“길고양이는 사라지지 않지만, 우리는 고양이와 공존할 수 있다.”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국면에 접어든 지 1년 반이 넘었다. 그는 코로나19와의 싸움은 “단일 전투가 아니라 큰 전쟁”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인간의 승리도 있을 것이고 역전되는 상황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최종 목표는 인간의 승리이고, 이를 위해 우리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김 사무총장은 델타변이의 유행으로 인해 집단면역 달성을 위한 계산법을 바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의 원형 바이러스에 대해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지식을 토대로 최소 70% 접종이라는 임계값을 정했으나, 이제는 이 수치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
“델타변이의 전파력은 독감(인플루엔자)보다는 수두에 보다 가까운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접종해야 하는 인구수를 다르게 계산해야 할 수 있다. 이제는 백신 접종률이 80% 또는 그 이상이 돼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나는 한국이 델타변이 대응에 필요한 접종 완료자 기준으로 접종률50~60%에 도달하면 실질적 효과를 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며, 접종률 70~80%에 도달하면 점점 더 빨리 코로나19 발생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결국 한국은 접종률 90% 이상을 목표로 해야 하며, 이 수치에는 유소년 인구도 포함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성공의 기준을 무엇에 둘 것인지 새로 정의를 내려야 할 때”이며, “이는 꼭 감염자가 완전히 없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질병으로 인한 악영향의 통제”라고 김 사무총장은 조언했다.
“그러한 시점에 도달하게 되면 우리가 지금 모니터링해야 하는 것은 PCR 검사 양성 감염자의 수가 아닌 입원환자 수, 경증 감염자 조사 및 변이종 염기서열분석 등일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결국 우리는 코로나19를 홍역처럼 세계적으로 완전히 퇴치되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전파되지 않는 질병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간혹 해외에서 유입사례가 보고되는 경우는 있겠지만, 예방접종으로 이것이 널리 확산되는 것은 막을 수 있다”고 말하며, “이것이 너무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아니길 바란다”고 전했다.
현재로서는 거리두기와 마스크는 유지
그는 “델타변이에서 특이점 중 하나는 예방접종 완료자가 감염되는 경우, 코나 목에서 채취한 바이러스의 양이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감염자와 거의 같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했어도 충분히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고, 그래서 충분한 수의 인구가 예방접종을 마칠 때까지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한다”고 그는 당부했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대규모 유행 상황에서도 바이러스의 진화를 늦출 수 있다.
“한국에 감염이 거의 없던 작년 여름으로 돌아가 천천히 예방접종을 실시했다면 변이율이 전혀 높지 않았겠지만, 대규모 유행 상황 한가운데 예방접종을 하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을 접종하고 계속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방식이며, 이것이 백신에 내성을 가진 돌연변이의 발생을 줄이는 방안으로 판단된다.”
그는 섣부른 방역규제의 완화 요구에 대해 “너무 빨리 완화한 국가들에서 팬데믹의 타겟이 미접종 성인과 어린이들로 바뀌는 것을 목격했다. 우리는 이러한 끔찍하고 비극적인 교훈을 나라들이 개별적으로 다시 배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한국이 세계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유행을 경험하고 있지만, 국내 병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병원들의 상황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일정 한계치를 초과하게 되면 코로나19 환자뿐만 아니라 집중 치료가 필요한 다른 환자들에 대해서도 병원치료가 거부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백신 개발은 현재진행 중
그는 지금까지는 주로 전염성 측면에서 “예측 가능한” 돌연변이들이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델타변이는 아직까지 현존하는 백신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중남미에서 발견된 람다(lambda)라는 변이 바이러스는 백신에 의해 유도되는 보호면역 반응의 일부에 대해 조금 더 내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세계 각국에서 예방접종 시행이 지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등을 통한 방역 능력이 떨어지면서 더 많은 돌연변이들이 발생했다” 며, “통제되지 않는 대유행 상황 속에서 바이러스는 진화하고 있고, 전염성과 내성을 모두 가진 돌연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백신이 여전히 효력을 가지고 있는 동안 인간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더 접종시킬 수 있는가와 바이러스가 스스로 얼마나 빨리 진화할 수 있는가 차원의 속도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다 효과적인 새로운 백신이 개발될 것이라는 희망이 커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현재 여러 변이종에 대응할 수 있는 ‘범용 백신’을 개발 중에 있다”고 전했다.
“그들은 이미 독감 백신을 위해 사용되는 다가 백신(multivalent vaccine, 3-4 가지 혈청형이 혼합된 백신)과 유사한 신종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며, “또 다른 방법은 현존하는 바이러스뿐 아니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바이러스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스파이크 단백질에 주어야 하는 적절한 일련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종류의 백신이 필요한지 아니면 여러 백신의 조합이 필요한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며 “새로운 백신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백신과 유사하기 때문에 시험하고 검토하는 과정이 전보다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 다만 차이점은 훨씬 더 광범위한 변이종에 포괄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의 접종 완료할 때까지 어느 나라도 안전할 수 없다
궁극적으로 우리의 백신 접종 노력은 각 나라의 국경을 넘어서야 한다.
“델타변이와 같이 세계 어디에선가 변이종이 발생하여 갑자기 국내에서도 감염이 발견되는 경우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외에서 전염병 위협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추적해야 한다.”
한국의 경우 북한 주민들이 백신 미접종 상태로 남아있는 것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세계 모든 국가들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는 최소한 각 국가에서 내부적으로 바이러스 전파를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이다. 김 사무총장은 “그것이 첫번째 과제가 될 것”이라며, “여기에 성공하면 홍역을 퇴치한 것과 같은 과정을 통해 면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이 자국민 보호가 우선이듯 “한국 정부의 우선적인 책임은 한국 국민을 보호하는 데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한국 정부는 다량의 백신을 구매했으며 그 중 일부는 전 세계 다른 국가들을 돕기 위해 백신을 분배하는 메커니즘으로 이전되어야 한다. 한국 정부도 이를 약속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사무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예방접종을 마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